진공관

선정의 변 이림

어릴 때 음악 듣는걸 참 좋아했습니다. 매우 아끼던 앨범이에요. 2000년에 신촌 향 음악사에서 직구로 구매한 CD였죠. 이 앨범을 사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당시 통칭 Britpop 에 빠져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리차드 애시크로프트의 보컬은 참 매력적이다.

멀리 퍼지던 밴드의 소리가 노래에 모일 때

더 버브의 음악을 처음부터 따라온 사람은 길게 번지는 기타와 사이키델릭한 공간을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Urban Hymns》로 처음 만난 사람은 선명한 멜로디와 리처드 애시크로프트의 목소리를 기억할 가능성이 큽니다. 세 번째 정규 앨범은 그 두 입구가 만나는 작품입니다.

이 앨범을 영국 록의 큰 히트 음반으로만 설명하면 밴드가 바꾼 중심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간을 길게 탐색하던 연주가 노래의 구조 안으로 들어오고, 반복되는 리듬과 현악의 움직임이 한 곡을 크게 만듭니다. 기타가 더 적게 들린다는 것과 밴드의 개성이 줄었다는 것이 같은 말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중적 성공과 밴드의 개성을 함께 평가하기

2017년 재발매를 다룬 피치포크의 스튜어트 버먼은 이 음반을 브릿팝의 큰 합창과 깊은 그루브, 풍성한 분위기가 만난 작품으로 읽었습니다. 동시에 초기 음반에서 중심이었던 기타의 탐험이 노래와 오케스트레이션 뒤로 물러났다고 짚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게 된 변화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바꿨는지 보여주는 평가입니다.

밴드를 평가할 때 작곡한 사람의 공과 연주자가 만든 소리의 공을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같은 멜로디가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도 성립할 수 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음반의 장면은 특정한 반주와 녹음에서 생깁니다. 목소리가 주도하는 노래를 들으며 그 뒤의 작은 소리까지 따라가면 한 사람의 작품처럼 보이던 음악이 다시 밴드의 작품으로 넓어질 수 있습니다.

CD를 직접 구하던 시절의 기억도 음반의 수용을 이야기하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지금은 검색하면 바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이지만, 구하는 데 시간과 마음이 들었던 음반은 다른 무게로 남습니다. 접근의 어려움이 음악의 가치를 만드는지, 이미 좋아했던 마음이 그 과정을 더 특별하게 기억하는지 서로 다른 경험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A Northern Soul과 비교하기

1995년 《A Northern Soul》과 비교하면, 이번 앨범에서는 긴 기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험에서 곡의 멜로디와 후렴을 따라가는 경험으로 중심이 이동합니다. 그렇다고 이전의 공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노래 사이의 짧은 장면이나 반주의 멀리 번지는 소리가 밴드의 과거를 남겨둡니다.

전작과 이번 앨범에서 각각 한 곡씩 듣고,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무엇을 기다렸는지 말해보면 좋겠습니다. 다음 연주의 변화인지, 다시 돌아올 후렴인지, 목소리가 건네는 문장인지 답이 달라집니다. 더 버브가 큰 성공을 얻는 과정은 청자가 음악을 따라가는 방식이 달라진 과정이기도 합니다.

함께 비교할 음반A Northern Soul (1995)

음악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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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Urban Hymns의 노래와 선명한 멜로디

반주의 역할

이전밴드가 함께 공간을 탐색하는 인상

이번반복되는 그루브와 현악이 곡의 형태를 세움

앨범의 입구

이전밴드의 소리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경험

이번첫 곡의 강한 인상 뒤 두 번째 곡이 가까운 목소리로 연결

첫 두 곡이 앨범을 여는 방식

〈Bitter Sweet Symphony〉의 반복은 노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하나의 세계를 만듭니다. 같은 동기가 계속 돌아오는데도 곡이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를 들어보세요. 목소리가 들어오고 다른 층이 더해지며, 반복의 의미가 조금씩 바뀝니다. 제목의 달고 쓴 감정이 음악의 밝기와 노랫말 사이에서 어떻게 생기는지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바로 뒤의 〈Sonnet〉에서는 다른 종류의 친밀함이 열립니다. 큰 도입을 가진 곡 뒤에 어떤 말투의 노래가 오느냐에 따라 앨범은 계속 웅장해질 수도, 한 사람의 목소리 쪽으로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두 곡을 따로 좋아하는 것과 원래 순서대로 이어 듣는 것의 차이를 느끼기 좋은 선택입니다.

이 두 곡이 앨범의 전부는 아닙니다. 처음 두 곡으로 마음이 열렸다면 중간의 더 긴 연주나 후반의 분위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시 돌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곡의 성공이 다른 곡의 발견을 돕는지, 대표곡만 남게 만드는지 질문이 됩니다.

귀 기울일 소리

  1. 첫 곡의 반복 동기 위에 소리가 한 층씩 더해지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2. 〈Bitter Sweet Symphony〉를 들을 때 현악보다 드럼의 움직임을 먼저 따라가봅니다.
  3. 1번에서 2번 곡으로 끊지 않고 넘어가 목소리의 거리가 달라지는지 느낍니다.
  4. 〈Sonnet〉의 후렴에 들어가기 전 반주가 얼마나 감정을 준비하는지 살펴봅니다.
  5. 이후 앨범의 곡을 하나 더 골라 첫 두 곡이 만든 예상과 비교합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

  • 한 가지 동기가 오래 반복돼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 밴드는 목소리로 기억되나요, 반주의 공기로 기억되나요?
  • 처음 두 곡의 순서를 바꾸면 앨범의 입구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 어렵게 구한 음반이 더 소중하게 남는 이유가 있나요?
  • 대중적으로 성공한 음반에서 밴드가 잃은 것도 있을까요?
  • 이 앨범에서 브릿팝이라는 이름 외에 어떤 장르의 감각이 들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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