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의 변 권희주
기현의 YOUTH는 청춘을 노래하지만, 오히려 어른이 되어가는 지금 듣기에 더 좋은 앨범이다. 김이나 작사가 특유의 섬세하고 다정한 언어로 풀어낸 가사들은 지나온 날의 서툰 마음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게 한다. 청춘이란 찬란했던 한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 앨범은 젊음의 한가운데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지나온 지금 더 깊이 와닿는다.
팀의 목소리에서 한 사람의 이야기로
기현은 몬스타엑스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며 쌓은 힘을 솔로 음악에서 다른 크기로 펼칩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퍼포먼스 안에서 중심을 잡던 가수가 혼자 음반을 채울 때는, 높은 음을 잘 부르는 능력 외에도 서로 다른 감정의 표정을 만드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YOUTH》는 그 목소리의 힘과 섬세함을 다섯 곡 안에 나란히 놓은 첫 미니앨범입니다.
2022년 3월의 솔로 싱글 앨범 《VOYAGER》가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내세웠다면, 같은 해 10월의 《YOUTH》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청춘과 뒤돌아보는 어른의 시선이 함께 있습니다. 제목이 젊음을 가리키지만, 꼭 어린 나이에만 이해할 수 있는 음반은 아닙니다.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마음을 함께 놓고 들을 수 있습니다.
보컬과 노랫말을 평가하는 두 가지 귀
해외 음악 매체 TheKMeal의 발매 당시 리뷰는 타이틀곡의 노랫말과 보컬의 감정 표현을 호의적으로 다뤘습니다. 단단한 발성과 높은 음만큼, 작은 문장을 건네는 순간의 목소리도 함께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Youth〉의 작사를 맡은 김이나의 언어는 현재의 자신과 어린 자신 사이에 시간을 만듭니다. 다만 앨범 전체의 가사가 모두 한 작사가의 작품인 것은 아닙니다. 〈Where Is This Love〉에는 형원이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기현 자신도 마지막 곡 〈’Cause of You〉의 작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각 곡의 화자와 표현 방식이 달라지면서도 한 목소리로 묶이는 경험이 미니앨범의 밀도를 만듭니다.
좋은 보컬 음반을 ‘잘 부른다’는 한마디로 끝내면 선택의 차이가 사라집니다. 어떤 음절을 길게 붙잡는지, 후렴에 도착하기 전 얼마나 말을 아끼는지, 힘을 준 뒤 다음 문장을 얼마나 가볍게 시작하는지 들어보세요. 가사의 뜻이 크게 다가오는 순간과 보컬의 기술이 두드러지는 순간이 반드시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VOYAGER에서 달라진 것
《VOYAGER》가 솔로 가수 기현을 처음 소개하는 세 곡의 싱글 앨범이었다면, 《YOUTH》는 다섯 곡으로 서로 다른 장면을 보여줍니다. 타이틀곡의 록 질감, 〈STARDUST〉의 추진력, 〈Where Is This Love〉의 피아노와 감정, 마지막 곡의 편안한 마무리가 한 사람의 여행 안에 놓입니다.
전작의 선명한 출발과 이번 음반의 회고를 비교할 때는 분위기가 더 밝아졌는지 어두워졌는지만 묻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누구를 향해 말하는 노래인지,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확신하는지를 비교해보세요.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목소리와 이미 지나온 자신을 바라보는 목소리의 차이가 들릴 수 있습니다.
함께 비교할 음반VOYAGER (2022) · 솔로 싱글 앨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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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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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사용
이전큰 첫인상과 에너지를 만드는 보컬
이번힘 있는 록 보컬과 가까운 피아노 곡의 대비
두 신청곡이 비추는 서로 다른 마음
〈Youth〉에서는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해줄 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그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는 감정이 함께 움직입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지금 청춘의 노래가 더 와닿는다면, 어느 말과 어느 소리에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Where Is This Love〉는 다른 방향으로 마음을 좁혀갑니다. 앨범 소개에 따르면 영화 《클로저》에서 영감을 받아 느껴지지 않는 사랑을 표현한 곡입니다. 피아노와 목소리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질문의 형태로 남아 있는 감정이 단순한 이별의 결론보다 오래 이어집니다. 두 곡을 나란히 들으면 자신에게 건네는 말과 타인에게 묻는 말이 같은 음색 안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귀 기울일 소리
- 〈Youth〉는 가사를 읽기 전에 한 번 듣고, 기억에 남은 한 문장을 골라 다시 읽어봅니다.
- 낮고 편하게 시작하는 구간과 후렴의 높은 음에서 말의 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합니다.
- 〈Where Is This Love〉의 피아노가 보컬과 함께 움직이는지, 먼저 또는 뒤에 반응하는지 따라갑니다.
- 다섯 곡의 끝부분만 이어 생각하며 앨범이 어떤 상태의 청자로 마무리되는지 돌아봅니다.
- 그룹 활동의 곡 하나와 비교해 목소리의 크기보다 발음과 호흡의 차이를 들어봅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
- 어린 자신에게 지금 한마디를 전할 수 있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나요?
- 청춘을 다룬 음악이 나이가 들수록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까요?
- 보컬의 힘과 감정의 설득력이 가장 잘 만난 구간은 어디였나요?
- 가사를 읽고 나서 목소리의 표정도 달라졌나요?
- 같은 가수의 그룹 곡과 솔로 곡을 들을 때 무엇을 기대하나요?
- 짧은 미니앨범도 하나의 완결된 여행처럼 느껴졌나요?
